▲ 이을형 전 숭실대 법대 교수
▲ NGO 환경교육연합 고문
그는 “한국의 노동법이 낮은 수준인 것은 일본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노동법의 수준을 최소한 ILO의 협약과 권고 수준인, 국제수준은 지향해야 하지 않느냐”고 충고했다.
일본 노동법을 기초한 노교수의 충고였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지적이지만 우리나라의 위정자나 노-사는 자기가 처해있는 법의 수준은 아랑곳없이 목전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있다. 나아가 IMF 등의 규제도 받고 국제적 노동 후진국이라는 비난과 함께 엄청난 홍역을 치렀지만 지금도 변화 된 것이 없다.
정리해고가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과 국가 장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는 깊은 연구나 검토 없이 제도를 도입해 노사안정과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아울러 근로자의 생활을 피폐하게 하고 있음에도 오늘까지도 지속시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되고 근로자의 우울증만 증폭시키며 불행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정리해고제를 언제까지 지속하려는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을 50여 년간 연구해온 필자도 정리해고제가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한다면 왜 반대 하겠는가. 원래 정리해고는 근로자에 책임이 없고 영업상의 이유로서 행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정리해고를 하는 경우에도 그 요건과 방법에 엄격한 조건을 붙이도록 했으나 우리나라는 법 논리를 외면하고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구차한 논리로 포장하며 지금도 이를 악용하고 있다.
정리해고와 관련해 선진국인 미국이나 이탈리아 등에서는 단체협약에서 규제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에서는 입법으로 규제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와 법제내용이 가장 유사한 일본도 위의 단체협약이나 입법도 기대 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법원 판례의 역할에 기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처럼 선진국들이 기피하고 있는 정리해고제를 굳이 선진국에 진입하려는 상황에서 법제화 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노사의 안정을 해치고 국가 경쟁력 제고 보다 그 역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일부 악덕 사용자는 이 제도를 악용, 법 논리가 아닌 궤변을 토하며 존속돼야 한다고 하지만 정리해고제는 노사의 안정과 국가경쟁력 제고보다 역현상이 더 심화되기 쉬운 사각지대가 있으며 근로자의 꿈을 앗아가는 원흉임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정리해고는 근로자에 책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것이다. 정리해고의 필요성이 있을 때도 그 요건이 엄격히 검토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리해고를 하는 경우도 기업존속 등 긴급피난의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 현재 위기가 일어나지 않은 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예방적 조치는 인정 할 수 없는 것이다.
외국의 판례도 ‘경영부진의 명목으로 사회일반의 불황에 편승한 인원정리(해고)는 권리남용으로 무효인 것은 당연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정리해고를 허용한다고 해도 기업의 유지존속이 위태로울 정도로 절박한 경우, 기업이 객관적으로 고도의 경영위기에 있어 해고에 의한 인원삭감이 부득이한 경우 등에 있어서도 신중하고 과학적이고 성의 있는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부당노동행위가 추정되는 해산, 도산, 영업양도가 상당수에 이르는 현 시점에서 근로자에게 심각한 충격을 주는 정리해고제는 많은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
경영 실태를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다. 정부는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철저한 합의, 경영 실태, 외국의 예 등을 거울삼아 정리해고제는 그만두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노동법의 인간다운 꿈의 실현을 앞당기고, 그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이제 정부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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