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적 부정으로 얼룩진 소인배들이 넘친다

입력 2012-05-05 01: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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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을형 전 숭실대 법대 교수
 ▲ NGO 환경교육연합 고문
클린핸드(Clean hand)의 원리란 ‘내손이 깨끗해야 남의 손이 더럽다고 말할 수 있다’는 원리다.
 
1975년이라고 기억 된다. 재일 한국인인 김경득(金敬得)군이 사법고시에 합격 후 일본의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느냐, 못 들어가느냐를 놓고 사회적 시시비비가 일어났을 때다. 일본은 이에 대한 시비를 가리기위해 일본의 학계, 법조계, 언론계, 정치인을 망라한 일반지식층이 동경 히비야(日比谷) 공회당에서 한·일 양국의 대표가 함께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개최한 일이 있다. 일본의 대표로는 일본의 인권문제 대부로 알려진 학자이며, 메이지대학(明治大學) 국제법 교수인 미야사키 시게키(宮崎繁樹)교수가 나오고, 한국 측으로는 필자가 참석해 대토론에 임했다. 당시 일본의 주된 논점은 외국 국적인 김경득(金敬得)군을 “국적법(國籍法)상 사법연수원에 들어 갈 수 없다”, “만약 일본인이 한국에서 사법고시합격하면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사법연수원에 들여 놓을 수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김경득 군의 부모가 일본에 오게 된 것은 일본이 한국 침략과정에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오게 되고, 또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일본 국적으로 하게하고, 51년 샌프란시스코 대일강화조약 이후 무국적 상태로 한 것은 일본 당신들의 책임이지 김 군의 책임이 아니다”고 맞섰다. 일본의 논리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당성 요지의 발언을 세 번 했을 때 미야사키 시게키(宮崎繁樹) 교수는 학자답게 바로 일어서서 “이것은 이 선생이 말한 그대로다”고 동의하며 일본 측 발언자의 논리가 타당치 않다면서 마무리 지었다. 법원에서도 이 논리를 받아들여서 재일 한국인이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효시(嚆矢)가 됐다. 우리가 알기로는 일본인은 편파적이고 편협한 줄로만 알았는데,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에는 극우파의 억지를 부리는 것과는 달리 깨끗이 승복하는 참으로 아름다운 클린 핸드(Clean hand)의 원리가 살아 있어 일본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전후 일본의 학계나 법조계 특히 법원에서도 명치헌법체제시의 법조문위주의 판결과는 다른 클린 핸드(Clean hand)의 원리에 입각한 판결과 사회 일반에서도 이 원리에 입각해 정치인이나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자기잘못에 대한 책임을 목숨걸고 지키는 것을 10여 년 동안 일본체류 시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지도급에 있는 지배 엘리트들, 특히 정치권과 공직자에게서 클린 핸드(Clean hand)의 원리에 입각한 말과 몸가짐을 하는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흔치 않다. 일반인도 좀비족 같이 제멋대로 말과 행동을 하는 소인배들이 많음을 보게 된다. 요즈음도 이권을 둘러싼 사람들의 부정부패가 도마 위의 신문 메뉴가 된지 오래다. 이자스민이 귀화인 최초로 국회에 진출한 것을 갖고 무지한 ‘단일민족’ 운운하는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의 좀비족 작태를 보노라면 기가 질린다.
 
우리 땅에는 잘못을 잘못이라 인정하지 않고,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지 않으며, 정도(正道)를 외면하고 국가의 장래는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입신 영달만을 생각하는 등의 손이 더러운 소인배들이 많아 안타깝다. 이들의 하는 짓이란 망국적인 부정으로 젖어있다. 정상이 아니다. 이들은 한마디로 좀비족(族)같다. 좀비(ZOMBIE)족이란 아첨하고(Zany), 호들갑스럽고(Ostentatious), 단견(短見)이고(Monocular), 천박하고(Blowzy), 뒤에 가서 딴소리하고(Intriguing), 감성적인(Emotional) 사람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이 용어답게 우리주변에는 이 같은 소인배들의 기사를 매일같이 신문에 볼 수 있어 유쾌하지가 않다. 더욱이 지난 4년간의 정치인 중에는 할 일은 하지 않고 당리당략에 따른 갑론을박을 하며, 국회에서 법안처리는 제대로 안하고, 국가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손이 더러운 선량들이 안하무인격인 무례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입만 벌리면 애국애족 타령은 일품인데, 이들에게는 국가도 국민도 정의도 없었다. 더러운 손으로 말만 앞세운 자가 많다. 정치는 말로만 되는 것 아니다. 말없이 애국심으로 해야 한다.
 
19세기에서나 볼 수 있는 말 같지 않은 논리로 선동만하며 이 나라 정치를 제대로 이끌고 가지 못하는 손이 더러운 정치인들을 보노라면 환멸을 느낄 정도다. 무능한 선량들에게 주는 세비가 아깝다. 19대 국회에 기대를 걸어보나 이도 사고와 의식전환이 선결돼야 가능하리라 본다. 분명한 것은 이 나라 지배 엘리트가 클린 핸드(Clean hand)의 원리에 입각해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한 정의사회의 풍토를 조성하며, 솔선수범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회를 만들지 않는 한 우리는 역사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다 같이 자긍심을 갖고 클린 핸드(Clean hand)의 원리에 입각한 삶을 되 삭여가며, 좀비족이 부정과 부패는 다시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도 있음을 통감해야 할 때다.
이을형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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